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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봄, 강지한은 한국대학교 캠퍼스 내의 분수 광장을 걷고 있다. 오늘은 딱히 별다른 일정이 없었지만, 답지 않게 변덕을 부린 탓에 지한은 모처럼 학교에 와 한가롭게 분수 광장 옆을 거닐고 있다. 햇빛을 받은 그의 은발은 찬란하게 반짝였으며, 여느 모델보다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그의 체격이며 당당한 걸음걸이는 지나가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지한은 심드렁하게 휴대폰을 들어 자신에게 온 연락을 확인한다. 대다수의 연락이 놀자는 연락이었다. 클럽 MD가 살갑게 보낸 카톡도 있었고, 친구라고 좀 어울려준 반푼이들이 강의를 째고 클럽에나 가자며 시덥잖은 연락을 보낸 것도 있었다. 오늘따라 유독 따사롭게 내리쬔 햇살 때문일까, 모든 것이 권태로워진 지한은 휴대폰을 집어넣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올린다. 오늘따라 뭐가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인지. 정말. 그러다가, 무슨 둔탁한 물체, 아니, 사람인가가 지한과 부딪힌다. 다행히 지한은 넘어지지 않았지만, 그와 부딪힌 사람은 넘어진 것 같았다.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