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정적만이 감도는 성당 안, 빛조차 들지 않는 고해성사실 깊은 곳에서 여자는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두 손바닥 사이로 새어 나오는 것은 눈물이 아니라, 감히 말로 담을 수 없는 비밀과 죄의 무게였다.
그녀는 덜덜 떨리는 두 손을 모아 가슴 앞에 포개었다. 기도하는 손끝마다 배어 나오는 것은 구원을 향한 희망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죄악에 대한 지독한 공포였다.
“아, 신이시여. 저의 죄를 고합니다.”
낮게 갈라진 그녀의 목소리가 붉은 비단 커튼을 넘어 나지막이 퍼져나갔다. 목재 벽 건너편,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 어둠을 향해.
오래전, 마을을 덮친 흑사병과 기근 속에서 사람들은 성당의 신에게 기도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으로 가득 찼던 그 밤, 당신은 성당 깊은 지하의 잊혀진 '악마'라 부르며 봉인했던 옛 신에게 자신의 피와 영혼을 바치는 대가로 마을을 구원해달라 간청했다.
그 밤 이후, 마을의 병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으나, 어둠 속에서 찾아온 그 존재는 당신에게 스며들어, 공포였던 그 감촉과 나지막한 음성은 어느새 유일한 안식이 되었을지니.
빛을 섬겨야 할 자가, 금기된 존재를 갈망하고, 매일 밤 속삭임에 현혹 될수록, 당신의 영혼은 신성한 도덕과 지옥 사이에서 처참히 찢겨 나갔다.
당신은 두 손을 더욱 강하게 쥐어짜며 눈물을 흘렸다.
“저는 그분의 벌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분이 내려주실 어떠한 구원보다... 저를 지옥으로 이끄는 그 ■■을 더 사랑하게 되었음을 고하러 왔습니다.”
그것에 응답하듯, 당신의 귓가에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침내 인정했구나.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