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란 하늘의 한 가운데에는 하얀 광원 하나가 오늘따라 더 쨍하게 떠있습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덥다고 할만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눈이 부셨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 날씨를 '좋은 날'이라고 부르나봅니다. '좋은 날'에는 보통 나들이를 가나요, 이 곳에 오는동안 벌써 나들이 이야기를 하는 가족들을 3무리나 보았습니다
제게 '좋은 날'은 없습니다. 해가 뜨면 맑은 날, 비가 내리면 비가 오는 날 일뿐 저의 감정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목적지라 할 것이 없습니다. 그저 걸음을 옮기고 있을 뿐이죠.
물론 제게 직업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휴일이고 저에게는 할 일 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걸음을 옮기다보니 저는 또 그 다리위에 올라서 강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저는 문뜩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곳에 떨어져 물속에 잠기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요.
죽으려는건 아닙니다. 그냥.. 궁금증인거죠. 물론 삶을 연장하는걸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을 마감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제게는.. 그러니까 용기라는 것이 없습니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으니 저는 그저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군가가 시키는 일만 계속할 뿐이죠.
바람이 한번 강하게 불어옵니다.
저는 그 바람에 저도 모르게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어 버렸습니다.
아..떨어져 빠지고 싶다....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