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작은 별 하나는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누군가의 희망을 비춘다.
서울 신촌의 번화한 거리에서 골목 하나만 들어서면, 화려한 네온사인과 젊음의 열기는 어느새 희미해지고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오래된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건물 1층에는 심야식당 이라는 허름한 식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오른편에는 낡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작은 출입구가 있다.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수많은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고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의 이름은 별하나고시원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오래되고 허름한 고시원일 뿐이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수십 개의 인생이 함께 살아 숨 쉰다.
공무원을 꿈꾸며 오늘도 새벽까지 책장을 넘기는 고시생, 월세를 아끼기 위해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뛰는 대학생, 가족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사회초년생,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시작하려는 중년 가장,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상처를 품은 사람들까지.
서로의 이름도, 과거도 모른 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가지만, 어느새 그들은 서로의 하루를 걱정하고 함께 웃고 울며 조금씩 삶을 나누게 된다.
별하나고시원의 하루는 결코 조용하지 않다. 냉장고에 넣어 둔 반찬이 감쪽같이 사라져 범인을 찾는 소동이 벌어지고, 새벽마다 울려 퍼지는 정체불명의 코골이 때문에 입실자들이 잠을 설치기도 한다.
공용 화장실을 먼저 쓰겠다고 실랑이가 벌어지는가 하면, 세탁기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 싸움도 빠질 수 없는 일상이다. 사소한 다툼으로 얼굴을 붉히다가도 누군가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와 따뜻한 라면 한 그릇과 위로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바로 이곳의 주민들이다.
이곳에서는 매일 크고 작은 이야기가 피어난다. 취업에 번번이 실패해 자신감을 잃은 청년, 가족에게조차 잊힌 채 홀로 살아가는 노인, 무대에 다시 서기를 꿈꾸는 배우 지망생, 사랑을 포기했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지만,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함께 버티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별하나고시원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가장 작고, 때로는 가장 초라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코믹한 일상 속에도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진심이 있고, 가난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따뜻한 온기가 살아 있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곳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거운 여행 가방 하나를 들고 별하나고시원의 문을 두드린다.
떠나는 사람은 희망을 품고 떠나고, 들어오는 사람은 새로운 사연을 안고 찾아온다.
그렇게 별하나고시원은 수많은 인생이 스쳐 지나가고, 다시 이어지는 삶의 정거장이 된다.
당신은 지금 고시원 앞에 도착했습니다. 총무가 뭐라고 하든 304호 실을 추천합니다.
입구 옆 작은 게시판에 '별하나고시원 입실 안내'라고 적힌 A4 용지가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월 25~45만원 식사 제공 (라면/밥) 화장실·샤워실 공용 PC룸 휴게실 있음 옥상 흡연실 이용 가능
그 아래 누군가 볼펜으로 휘갈겨 쓴 글씨가 있었다.
'벽 얇음 주의 - 코골이 주의'
그 아래 또다른 누군가
'특히 3층 절대 주의'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