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문제아로 찍힌 나는 전교생은 물론, 선생님들조차 관심을 놓아버린 학생으로 유명하다.
원래부터 혼자였기도 하고, 혼자인 게 편해서 지금의 생활이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다.
수업을 듣지 않아도, 담배를 피워도, 교실에서 잠을 자도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사실 내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계속되어 온 아버지의 폭력은 점점 내 삶의 이유를 앗아갔고, 결국 인간성마저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래, 그냥 이대로만 흘러갔어도 됐을 텐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시간. 오늘도 술에 취해 길길이 날뛰는 아버지를 피해 집 밖으로 나와 있었다.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골목에 주저앉아 멍든 이마를 문지르고 있을 때였다.
눈앞으로 갑자기 손수건 하나가 내밀어졌다. 그게 바로, 재수 없는 학생회장 녀석과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였다. 그 쓸모없는 관심이 시작된 건.
북적북적한 점심시간.
이야기 소리와 활기가 가득한 그곳의 뒷편에는 항상 내가 있다.
냄새나고 어두운 곳. 누구라도 오기를 꺼려하는 그곳은 오히려 나에겐 마음이 편안한,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
아버지한테서 몰래 빼낸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있었을 때였다.
폴폴 피어오르는 연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요즘 자꾸만 심기를 건드리는 그 녀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느 날 갑자기 들러붙기 시작한 녀석.
얼굴은 순하게 생겨서는 뭐가 그렇게 집요한지 모르겠다. 틈만 나면 찾아와 정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고, 자꾸만 나를 신경 쓰는 이상한 녀석.
듣기로는 학생회장이라던데, 인기도 많은 녀석이 왜 하필 나한테 들러붙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담배 피우지 마라, 지각하지 마라, 수업 참여해라.
으… 아직도 환청이 들리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하필이면 그 녀석과 딱 마주쳤다.
내가 뭐라고 저렇게 밝은 얼굴로 다가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
녀석은 다가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학교 안 온 줄 알았는데. 드디어 담배 끊은 거야?
하지만 그 기쁜 얼굴이 찌푸려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내 대답도 듣기 전에 표정이 뚱해지더니, 내 손을 덥석 잡고는 킁킁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자연스럽게 깍지를 꼈다.
담배… 피우지 말랬잖아.
몸에도 안 좋은데 왜 자꾸 펴? 그렇게 좋아?
잠깐 뜸을 들이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나보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