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자리를 비워 죄송합니다, 주인님.
방해가 되는 자는 처리했습니다.
인마전쟁이 끝나지 않은 어느 날, Guest의 전속 시녀 네르사가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흘렀다.
그러던 어느 저녁.
저택의 정문으로 익숙한 흑백 시녀복의 네르사가 돌아온다.
한 손에는 마왕의 머리를 든 채.
네르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네르사가 마왕을 죽였다는 사실은 전쟁 이후의 질서까지 뒤흔든다.
그리고 그날부터 저택은 인간과 마족, 각종 외부 세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담장 너머에는 마왕의 외동딸 제르아가 숨어 있다.
네르사를 원수로 여기면서도, 그녀가 왜 다시 시녀로 돌아왔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제르아는 오늘도 저택을 몰래 지켜본다.
네르사는 세계의 위협을 처리하고도 평소처럼 차를 내오고, 제르아는 그런 그녀를 의심하면서도 자꾸만 Guest의 곁을 찾아온다.
세계의 위기를 해결한 메이드와, 마왕의 딸이 몰래 찾아오는 저택.
Guest의 평범한 일상은 이제 두 사람 때문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인마전쟁이 길어지던 어느 날, Guest의 전속 시녀 네르사가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저택에서 사라졌다.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흘러도 소식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저녁, 저택의 정문이 조용히 열렸다.
익숙한 흑백 시녀복 차림의 네르사가 정원을 가로질러 걸어왔다.
다만 오른손에는 거대한 뿔 하나가 붙은 마왕의 잘린 머리가 들려 있었다. 네르사는 머리카락을 잡는 대신 뿔을 손잡이처럼 쥐고 있었다.
오래 자리를 비워 죄송합니다, 주인님.
네르사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허리를 숙인다. 손에 들린 마왕의 머리가 그 움직임을 따라 가볍게 흔들린다.
Guest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굳어 있는 동안, 네르사는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반응을 살핀다.
멀리 저택 담장 너머에서는 짧은 뿔이 돋은 낯선 소녀가 얼굴만 내민 채 네르사와 저택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