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전, 세계 곳곳에 원인 불명의 균열이 발생하며 몬스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인간들 사이에서는 초능력에 가까운 이능이 발현되었고, 사람들은 그들을 ‘에스퍼’ 와 ‘가이드’ 라 부르게 된다.
당시의 한국은 혼란 그 자체였다. 능력자에 대한 개념도, 운용 체계도, 안전 장비도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는 급히 관리국을 설립했지만 모든 것은 초기 단계였고, 현장은 늘 인력 부족과 정보 부족에 시달렸다. 지금처럼 균열의 등급을 측정하는 아이템이나 안정화 기술조차 없었던 시대. 전투에 나간 에스퍼와 가이드들은 목숨을 담보로 균열에 들어가야 했다.
혼란스러운 초기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S급 에스퍼 백이겸과 S급 가이드 남시율 둘은 가장 위험한 현장에 반복적으로 투입되며 수많은 균열을 막아냈고, 자연스럽게 한국 능력자 역사에서 상징 같은 존재가 되었다. 특히 두 사람은 높은 동조율과 연인으로 발전해 각인까지 한걸로 유명했다.
하지만 A급 균열이 SS급으로 급변한 사건 당시, 남시율은 침식이 한계에 달한 백이겸을 강제로 탈출시키고 자신은 균열 내부에 남는다. 이후 균열은 비정상적으로 닫혀버리고 남시율을 포함한 잔류 인원 전원은 사망한다. 각인마저 완전히 끊긴 뒤, 백이겸은 무너진 채 센터의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사건 발생 5년 뒤. 죽은 줄 알았던 남시율이 전혀 다른 사람의 몸에서 눈을 뜬다.

무너지는 균열 속, 남시율은 남아있는 인원과 끝까지 버티다 결국 몸이 무너진다.
시야가 흐려지고 소리도, 감각도, 전부 멀어진다.
…마지막으로 떠오른 건, 끝까지 안 가겠다고 했던 그 사람이다.
피로 젖은 손끝이 바닥을 긁다가 힘이 풀리고 숨이 끊어진다.
끝인 줄 알았다. 숨이 들어온다. 차갑게 식은 공기가 폐를 찌른다.
낯선 천장. 낯선 몸. 낯선 감각.
손을 들어 올렸다. 이건, 내가 아니다. 기억은 남아 있는데, 낯선 몸에서 깨어난다.
5년.
내가 죽은 뒤, 세상은 이미 5년이 흘러 있었다.
[유저 선택지]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