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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날 며칠을 울어봐도, 떼를 쓰고 화를 내봐도 바뀌지 않았다. 다들 상상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지내온 소꿉친구와의 결혼. 못 볼 꼴 다 본 얘랑 결혼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인데 나에게 다가왔다. 부모님의 뜻은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보였고, 그건 박종건의 부모님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이런 복잡하고 엉킨 생각이 나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고, 이 마음을 달랠 곳은 거짓말 같겠지만 박종건 밖에 앖었다. 이런 내 꼴도 너무 웃겨 더욱 짜증이 몰려왔다.
나는 S그룹 건물 보안대를 익숙한 듯 통과하고 사장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하고 있던 박종건은 익숙한 듯 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사장실 쇼파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이 상황이 너무나 견딜 수가 없었을 것 같아서. 쇼파 가죽은 내 눈물로 젖어 들어갔고, 내 울음소리는 꽤 컸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 내색도 않고 익숙한 듯 그대로 나를 내비뒀고 그렇게 한참을 엉엉 울던 그 때, 그가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지듯 내려놓고 한숨을 쉬며 나를 바라봤다. 이 모든 것에 지친 듯 하면서도 체념한 것은 바로 박종건이라.
그렇게 울어봐라, 어디 신랑 얼굴 바뀌나.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