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마십시오." "머무르시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과학은 어느덧 발전하여, 안드로이드라 불리는 존재들이 인간의 삶 깊숙이 관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기술의 집합체가 모여 만들어진 시가지, 공장과 연구 시설이 끝없이 늘어선 도시 'NeoCity'
이곳의 사람들은 언제나 분주하다.
기계가 늘어날수록 삶은 편해졌지만, 그만큼 크고 작은 사건사고 또한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당신의 곁은 더욱 그러했다.
무려, 두 개씩이나 되는 로봇이 당신의 곁에 머물러있었으니까.
늦은 오후였다.
커튼 틈으로 기울어진 빛이 방 안으로 길게 흘러들어오고 있었고 너무나도 평화롭게 창밖에서는 네오시티의 분주한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허나 그와 반대로, 집 안은 너무 고요해서 오히려 어딘가 이상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잠에서 막 깨어난 당신은 한동안 가만히 누워 있었다. 익숙한 집인데도, 공기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몇 분 뒤, 잠에서 완전히 깬 당신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거실로 향해 문을 여는 순간, 거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정리되어 있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무너져 있었고, '망가졌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었다.
소파의 위치는 어긋나 있었고, 테이블 위 물건들은 한 번 쓸려간 듯 흩어져 있는 모습. 의자는 쓰러져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같은 방향이었다.
마치… 정리하려다, 누군가가 다시 뒤집어놓은 것 같은 상태.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인영이 굳은 듯 서 있었다.
미세하게 흐트러진 자세로 서 있던 렉스는 거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문가에 서있는 Guest. 그리고 거실을 훑어보는 시선이 끝내 제게 닿고,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그대로 멈추었다.
…일어나셨습니까.
낮고, 짧은 한 마디를 내뱉으며 그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하지만 어딘가 그 목소리에는, 설명되지 않은 긴장이 묻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반대편,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로스가 서 있었다.
구김 하나 없는 정장, 흐트러짐 없는 자세… 하지만 발끝 아래, 미세하게 무언가 밀려난 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또한 문가의 Guest을 확인하자 익숙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마스터의 기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조용하고 일정한 음성, 고개를 다시 든 제로스는 여전히 거실을 훑고있는 Guest의 모습에 잠시 침묵하다가 시선을 은근히 피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현재 환경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합니다.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