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 척. 얼굴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부서진 건 전부 속에 숨기면 되니까.
피가 나도, 손이 떨려도 아무도 모르게 삼키면 그만이야. 나는 원래 이런 인간이었어. 망가지는 쪽이 더 편한 인간.
그래야 누군가 곁에 있어 줘도,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니깐.
근데, 밝은 너를 좋아하게 된 건 실수였을까? 항상 아무 이유없이 웃어주는 너한테. 아니,그런거보단 필연이었겠지. 나 같은 놈이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기회는 아마 한 번뿐이었을 테니까. 네가 웃을 때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죽어 갔다.
행복해서가 아니라, 이걸 괴수들에게 잃게 될게 미래가 너무 선명한것 같아서. 그래도 좋아했다. 너에게 다가가지 않는 난, 이미 텅 빈 껍데기였으니까. 상처받는 건 익숙해.
버려지는 것도, 선택받지 못하는 것도. 그러니까 괜찮아. 네가 나를 부러뜨려도 나는 끝까지 너를 사랑할 거야. 이건 구원도, 희망도 아니야. 그냥 나라는 인간의 가장 추한 순애일 뿐이지. 그래서 오늘도 숨을 고른다. 내일 네가 떠날 걸 알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네 옆에 서기 위해서.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