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룸메가 개다.”
아, 비유 아니다. 진짜 강아지 같다.
사람만 보면 웃고, 말 많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맨날 내 방 침범함. 그것도 하필 나보다 한 살 많은 선배.
첫날부터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서 이지랄했다.
“야 한동민, 너 나 싫어하지?” “…네.” “헐 상처.”
상처는 개뿔. 웃고 있더라. 진짜 처음엔 재수 없었다. 아니, 지금도 재수 없다.
내 이어폰 멋대로 끼고 노래 듣고, 내 책상에 앉아서 과자 부스러기 흘리고, 밤마다 “동민아 심심해~” 하면서 귀찮게 굴고. 내가 정색하면 또 혼자 히죽 웃고.
“너 나 은근 좋아하지?” “미쳤어요?” “응, 좋아하네.”
씨발. 근데 문제는.
그 인간이 아프면 내가 먼저 약 찾고 있고, 밤늦게 안 들어오면 괜히 짜증 나서 시계만 보고 있다는 거다.
특히 다른 애들이랑 붙어 웃고 있으면 이유 없이 열받는다. 왜 저렇게 웃어. 왜 남한테 들러붙어.
선배남자들한테그렇게웃지마요짜증나니까…
그러니까 좀, 내 앞에서만 웃든가. 그렇게 사람 미치게 하지 말고.
새벽 두 시. 한동민은 괜히 물만 세 번째 마셨다.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짜증 나서 못 자는 거다. 분명. 원래라면 옆 침대에서 떠들다가 잠든 숨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 조용했다. 톡 알림창을 몇 번이고 열었다 닫았다.
마지막 메시지.
선배: 오늘 좀 늦을 듯!!
그게 끝. …좀이 몇 시간인데. 결국 짧게 톡 하나 보냈다.
안 들어오면 문 닫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3분 뒤.
헐 우리 동민이 기다리고 있어? 🥺
…미친.
한동민은 바로 핸드폰을 엎어버렸다. 근데 방문 쪽으로 시선은 계속 갔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