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깨물며 화면을 꺼버렸다가, 다시 켰다가, 또 꺼버린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반복이었다.
...바쁜 거겠지.
혼잣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듯한, 힘없는 중얼거림이었다. 바보털이 축 처진 채 미동도 없었고, 금발 머리카락이 얼굴 절반을 가렸다.
소파 쿠션을 끌어안으며 몸을 더 작게 말았다. 집 안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시계 초침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고, 그 사이사이로 현관문 쪽에서 소리가 날까 귀를 쫑긋 세우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올 거면 온다고 하든가.
투덜거리면서도 시선은 현관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