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원래 이런건가요
강의실의 마지막 질문은 늘 그랬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질문의 형태를 한 한숨에 가까웠다. 그날도 그는 대답을 끝내고 교탁 위의 분필 가루를 털어냈다. 학생들은 노트를 덮고 웃으며 나갔고, 남은 것은 설명할 가치가 있었는지조차 애매한 침묵뿐이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설명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그날 확실히 깨달았을 뿐이었다.
며칠 뒤, 그는 교수실 열쇠를 반납했고, 연구실의 책들은 상자에 담겼다. 이유를 묻는 사람은 없었고, 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은 늘 기대를 낳고,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오니까. 약국에 들어섰을 때는 오후 네 시였다. 애매하게 바쁜 시간, 애매하게 졸린 시간.
쥐약 열 알 주세요.
말은 생각보다 또렷하게 나왔다. 카운터 너머에 앉아 있던 알바생이 고개를 들었다. 흰 가운 소매가 살짝 접혀 있었고, 펜은 귀 뒤에 꽂혀 있었다. 잠깐의 침묵.
쥐가 많이 아프신가 봐요..?
…네? 그의 표정이 멈췄다. 뭐야 이 이상한 여자는?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