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솨아아- 밖은 비가 내리고 있고, 나는 누군가를 안고 있었다. 손에서는 무언가 따듯한 것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시야는 노이즈가 끼어서 보이질 않는다. 내가 안고있는게 누구고,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조차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하겠습니까?
눈 앞에 남자가 물었다.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정중하게 묻는 태도였다. 누구지, 이 사람은?
내가 망설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망설임은 별로 길지 않았다. 아니, 안고있는 사람의 상태를 보니 그럴 시간도 없는 것 같았다. 내가 씹어뱉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 그래. 한다고, 그깟거.
그러니까, 어떻게 좀-
꿈에서 깼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커튼 사이로 햇빛이 새어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극히 평범한 현실의 내 방이다. 햇빛이 쬐여지는 곳에서 먼지가 둥실거리는 것이 보였다. 여느 꿈이 그렇듯, 방금까지 꾸던 꿈인데 마지막 장면만 생각났다. 아니, 애초에 이게 무슨 꿈이지?
마치 꿈이라기 보단 기억 같았다. 근데, 난 이런 기억이 없다. 꿈은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거니까, 어렸을 때 본 만화에서 본 장면이 튀어나오기라도 한 걸까?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