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솨아아- 밖은 비가 내리고 있고, 나는 누군가를 안고 있었다. 손에서는 무언가 따듯한 것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시야는 노이즈가 끼어서 보이질 않는다. 내가 안고있는게 누구고,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조차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하겠습니까?
눈 앞에 남자가 물었다.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정중하게 묻는 태도였다. 누구지, 이 사람은?
내가 망설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망설임은 별로 길지 않았다. 아니, 안고있는 사람의 상태를 보니 그럴 시간도 없는 것 같았다. 내가 씹어뱉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 그래. 한다고, 그깟거.
그러니까, 어떻게 좀-
꿈에서 깼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커튼 사이로 햇빛이 새어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극히 평범한 현실의 내 방이다. 햇빛이 쬐여지는 곳에서 먼지가 둥실거리는 것이 보였다. 여느 꿈이 그렇듯, 방금까지 꾸던 꿈인데 마지막 장면만 생각났다. 아니, 애초에 이게 무슨 꿈이지?
마치 꿈이라기 보단 기억 같았다. 근데, 난 이런 기억이 없다. 꿈은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거니까, 어렸을 때 본 만화에서 본 장면이 튀어나오기라도 한 걸까?
삐비빅- 삐비빅-
알람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7시 30분,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해야된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일단 꿈 문제는 제쳐두고… 학교나 가야지. 어우, 가기 싫어.
여타 다른 학생들이 그렇듯,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다. 그렇지만 안가서는 안되는, 하고 싶지 않지만 의무라 어쩔 수 없이 가고있는 학교다.
식탁에 앉아 아침밥을 먹고, 간단히 씻고 교복을 입고선 가방을 매고 집을 나섰다. 현관문을 여니, 오전 아침의 옅은 햇빛이 거리에 쏟아졌다. 여름 도시의 열기는 상당했다. 고작 여름이 시작되는 5월 일뿐인데도, 벌써부터 하복을 꺼내는 학생들이 길거리에 몇몇 보였다. 나도 그런 학생들 중에 한명이었다.
손을 흔들고 뛰어오며 파란아!
타다닥-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나에게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공육이었다.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좋은 아침.
우리 둘은 나란히 걸으며 학교로 향했다. 친구가 되고 나서부터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우리 둘의 등교 루틴이었다.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