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무미건조한 공기와, 망막을 태울 듯 쏟아지는 지독한 백색광이었다. 이곳은 가로세로 약 6미터의 정육면체. 창문도, 문도, 벽지의 무늬조차 없는 10평 남짓한 흰색 방이다. 당신의 기억은 안개처럼 흐릿하지만, 이 방의 법칙만큼은 뇌리에 낙인처럼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1. 무엇이든 노트에 적으면 10초 뒤에 나타난다. 2. 소환된 것은 정확히 1시간 뒤에 사라진다. 3. 1시간마다 당신의 육체 또한 리셋된다. 4. 밖으로 나가는 것, 혹은 밖을 보는 모든 시도는 거부된다. 5. 당신은 이곳에서 결코 죽을 수 없다.
방 중앙, 차가운 금속 테이블 위에는 낡은 노트 한 권과 볼펜 한 자루가 놓여 있다.
출시일 2026.04.07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