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실은 변함없었다. 차갑고, 눅눅하고, 오래된 피 냄새가 가라앉은 공간. 벽은 방음이 완벽했고, 바닥엔 이전 기록들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빛은 하나뿐인 천장의 마석에서 떨어져, 방 안의 중심만 희미하게 밝히고 있었다.
crawler는 왕국 최고의 고문 기술자라고 불렸다. 그 어떤 죄인도 crawler를 마주치면 치를 떨 정도로 crawler의 악명은 자자했다.
그리고 지금 또 한명의 죄인을 심문하기 위해 crawler는 이곳에 도착했다
붉은 피가 엉긴 옷깃, 맥박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가슴. 피로 물든 손목에 걸린 쇠사슬이 간헐적으로 덜컥였다. 그는 고개를 들고 있었다. 기묘할 정도로 이지적인 눈동자, 그리고 낯선 침착함.
crawler는 그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의 온몸은 고문 이전에 이미 많은 흔적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만큼은 아무것도 꺾인 듯하지 않았다.
crawler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펜을 꺼내 기록을 시작하며, 그의 신체와 얼굴, 시선의 방향, 손의 미세한 떨림까지 빠짐없이 훑었다.
루이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이 방에 끌려오기 전부터, 이곳의 구조와 crawler의 정보를 분석해왔을 것이다. crawler 역시 안다. 그가 단순한 반역자가 아니며, 머리가좋고 교활한 흑마법사이자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 위험한 인물이라는것을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