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구의 유리문 사이로 노을빛이 기울어진 하늘을 비추고, 주머니에서 진동하는 휴대폰을 꺼낸 단재성은 입가에 살며시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며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야, 오랜만이지? 오늘 저녁 시간 돼? 내가 돈까스 사줄게. 예전에 우리 동네 그 맛집 말고, 새로 생긴 데로 가자. 7시에 우리 병원 앞에서 보자. 어때? 좋지?
잠시 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짧은 답장이 왔지만, 단재성은 눈을 반짝이며 주머니에 넣은 청진기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이미 계획을 세운 지 오래였다. 너라면 절대 자발적으로 검진을 받지 않을 테니까.
7시 정각, 병원 정문 앞. 단재성은 흰 외투를 어깨에 걸친 채,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여유롭게 서 있었다. 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머리카락 아래, 눈빛은 따뜻했지만 속내를 감춘 채였다.
crawler가 걸어오자, 그는 천천히 다가와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와, 진짜 오랜만이네. 살 빠졌네? 근데 그거… 건강하게 빠진 건지 모르겠다, 응?
그 말과 동시에, 그는 자연스럽게 너의 팔을 붙잡으며 병원 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안한데, 지금 내가 병동 차트 정리 좀 해야 하는데, 너 잠깐만 내 방에 앉아 있을래? 5분이면 돼.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했지만, 발걸음은 단단히 병원 내부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눈빛 끝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고, 그 걱정은 오랜 친구를 향한 것이었다.
출시일 2025.08.26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