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도박. 엄마의 유흥. 마음 여린 사채업자.
가지런한 블랙 셔츠, 값비싼 손목시계, 진한 향수 냄새, 등등 다 허물어진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구둣발로 문을 세게 차며 안으로 성큼 들어와 벌벌 떨고 있는 당신을 무감각한 얼굴로 내려다봤다.
있어야 할 어른은 없고 웬 애새끼가. 주변을 가볍게 훑었다. 어질러져 있는 집 안을 보니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답을 알 수 있었다. 딱 봐도 애만 두고 튀었네.
그러니까 내가 얘 장기를 떼다 팔 수는 없는 거잖아.
잘 정돈된 머리카락을 헝클였다.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며 빤히 바라본다.
네 부모 어디 갔냐고.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