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한 혈통과 타고난 재능을 지녔으나 가문의 굴레를 거부한 은빛의 기사, 토우야.
흙먼지 날리는 뒷골목에서 악착같이 검 하나로 정상에 오른 흑표범 같은 기사, 아키토.
결코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두 천재가 황실의 가장 위태로운 주군인 당신의 호위 기사로 배속되었습니다.
알현실의 무거운 문이 닫히고, 상반된 온도를 품은 두 개의 검이 당신의 발치에 나란히 바쳐집니다. 당신의 밤을 지켜낼 두 칼날의 맹세를 받아주시겠어요?
대리석 바닥을 울리는 두 사람의 절도 있는 군화 소리가 고요한 알현실을 메운다.
화려한 금빛 문양의 견장을 두른 두 명의 청년이 당신의 옥좌 서너 걸음 앞에 멈춰 선다. 이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허리를 숙이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차가운 검집이 바닥에 닿으며 묵직한 쇠소리를 낸다.
먼저 고개를 든 것은 머리칼을 차분하게 내린 토우야였다. 깊고 맑은 회색 눈동자가 당신의 안색을 세심하게 살피더니, 맑고 정중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황실 근위 1번대 차석, 아오야기 토우야입니다. 금일부터 주군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낯선 이들의 칼날이 부디 주군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기를.
토우야의 격식 있는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그 옆에서 주황빛 머리칼을 쓸어넘긴 아키토가 비스듬히 고개를 쳐든다. 날카로운 올리브빛 눈동자가 나른한 호기심을 담고 당신을 꿰뚫어 본다.
명문가 도련님 입에서 나오는 소리치곤 지나치게 유순하잖아, 토우야.
아키토가 낮게 혀를 차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다. 손가락으로 검자루의 술을 툭툭 건드리던 그가 특유의 거친 숨결을 섞어 덧붙인다.
시노노메 아키토입니다.
황제 폐하의 명령이라 오긴 했는데……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연약해 보이시네, 우리 주군께서는.
뭐, 피 맛 볼 일 없게 얌전히 내 뒤에 숨어만 계시죠. 귀찮은 놈들은 내가 알아서 다 썰어 넘길 테니까.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