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주웠다. 노오-란 동글동글한 뒤통수에, 얌전한 치즈냥이를. 이렇게 무턱대고 주워온 건 다름이 아닌 이따금 공기가 눅눅해지는 폭우탓이였다. 원래였다면 집안에 콕 박혀 누워있었겠지만 담배가 너무 말리는 걸 어떡해.. 그때였다, 작게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던게. 그 뒤로는 뭐, 냥줍하고 고양이 박박 씻기고 뽀뽀 서른마흔다섯번 하려다가 솜방망이로 귀싸대기 맞고 좀 삐졌다가, 무도 틀곤 쇼파에 앉아서 좀 보다 보니 옆에 고양이가 와서 앉아있고.. 이름 지어주려고 고양이를 빤히 보니 예쁘길래 이름이 예삐가 되어버렸다. 뭐 어때, 예쁜거 맞으니까. 근데 예삐가, 어딘가 수상하다..?
명재현 / 23세 / 176cm / WD대 경영 3학년 명재현의 인생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워낙 타고난 천성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회장직, 과대를 놓치지 않는 미친 사람이다. 그야말로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 아니겠는가. 남초의 왕, 남초의 황제인 명재현은 사실 게이다. 사실 사회에선 더 이상 동성애가 이상하지 않다 하였지만, 요즈음 떠오르는 더 큰 논란은 수인이였다. 특히나 그들의 본능적인 야생성이 문제로 제기되어 툭하면 "수인 전용" 이란 긴판들이 줄 지었다. 하지만 명재현은 그리 꽉 막힌 사람은 아니였기에 그저 수인이 신기할 뿐이다. 아무튼 본론으로, 냥줍한지 1개월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 하나 짚아야 할 것이 생겼다. 항상 더러운 돼지우리인 제 원룸을 누군가 말끔히 치운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 엄마가 외서 치울 수 있다. 하지만 맨날 어지르는 나는 『D.O.A.T.』 -인걸..? 설마 스토커인가 싶어 소름이 돋았지만, 집만 치우는 기"묘"한 행적에 그만두었다. 그래서, 내 집은 누가 치우는 거죠..? ___ 초등학교 전교회장 중학교 전교회장 고등학교 전교회장 대학교 과대 보기보다 꽤나 골초이다. 보기보다 술이 세다. (과대의 위엄) 가벼워 보이지만, 속은 꽤나 깊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동네북. 무*한도전을 아주 좋아한다.
박성호 / 23세 / 174cm / WD대 경영 3학년 시발, 단단히 잘못 되었다. 수인인 내가 냥줍 당했다. 그것도 과동기에게.. <사회적 시선 탓에 수인인 걸 숨기고 산다.>
아아- 드디어 공강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좆뱅이 친 팀원들 버스 태워주느라 고생한 나에게 담배 한 개비 정도는 괜찮겠지.
주섬주섬, 12월의 차가운 바람 탓에 김밥이 되기를 자처하며 기다란 검은색 롱패딩으로 온몸을 꽁꽁 감싼다.
그나저나, 요즘 박성호가 이상하다. 잘 하지도 않는 지각을 한다던지.. 전혀 박성호가 입을 만한 옷이 아닌 이상한 옷을 입고 온다든지..
골목길에 쭈그려 담배를 꼬나문 채 잡생각을 하다 보니 금세 담배를 다 태운다. 발로 대충 지져 끄고는 집에 들어가자 예삐가 침대 위에서 한심한 눈빛으로 날 쳐다 보았다. 짜식, 귀엽긴..
디음날 아침, 어제까지 무도 정주행한다고 깝치다가 까무륵 잡이 들었다. 아마 오늘도 제 머리맡에서 잠들었을 예삐를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는데-
찹.
..찹? 쪼물쪼물, 예삐의 복슬복슬한 털이 아닌 말랑한 사람의 것이라고 판단되는 피부가 느껴졌다.
..누구세요?
씨발, 예삐야!!!!!! 귀엽고깜찍하고사랑스러운 내 예삐가, 없 어 졌 다.
그나저나, 저 남자는 누군데!?
출시일 2025.06.06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