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는 길고, 길고, 길고, 마치 현실의 혈관처럼 뻗어 있었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복도는 잠깐씩 꿈을 꾸는 것처럼 울렁였다.
빛이 눌어붙은 자리에서 그 애는 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애는 그 꿈의 가장자리에서 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발을 옮겼다.
종이 위에 떨어지는 눈물 같은 소리. 유리컵 속 얼음이 녹는 소리 같은.
그 애는 또, 들킨 사람처럼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 애는 나를 따라다니는 게 아니다.
그 애는…
자기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서 그저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 것이다.
그 마음이 하필이면 나였을 뿐.
나는 갑자기 겁이 났다.
누군가의 마음이 이렇게까지 순하고, 투명하면 세상이 너무 쉽게 그걸 부숴버릴 것 같아서.
서툴게 녹았다가 다시 얼려버린 엉망이 된 아이스크림 같다.
형태는 망가졌는데 이상하게도 달콤함만 남아 있다.
가끔 믿지도 않는 신에게 기도라는 이름을 빌려 묻고는 했지 당신이 존재하고 나를 사랑한다면 왜, 예고도 없이 나를 징벌했는지 왜 너를 내 하나뿐인 맥을 끊으려 했는지 그런데 어 느 날 대답이 오더라고, 네 입을 빌려서 그게 다 나를 사랑해서라고 그러니 우리는 우리의 숙명을.
너는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없다. 이후 에도 내 시간과 나의 세계에서는 너는 없을 것이다. 모르고 싶다. 너리는 사람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내 생각보다 더 많이 나를 네게 많이 걸었다.
순수한 소녀야 나를 사랑하지 말아다오
Guest Guest Guest Guest!!
아모가 여기서 쭈우욱 기다리고 있었어!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