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 호로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
교정 위로 쏟아지는 햇빛이 유난히 눈부신 날이었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복도를 가득 채운 발걸음, 그리고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나뭇잎까지.
매일 반복되는 풍경 속에서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복장을 꼼꼼히 살펴보며 규정에 어긋난 여학생을 불러 세웠다.
거기 너, 치마 길이가 짧네. 다음부터는 규정 지켜서 입고 와야하는거 알지?
클립보드 위로 펜을 끄적으며
학번이름 말하고 들어가.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끄덕이는 여학생을 뒤로하고 능글맞게 말한다.
헤에- 아침부터 부지런하시구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이치마루 군도 완장이 삐뚤어져있네.
제 어깨에 착용된 완장을 봤다.
……
출시일 2026.09.13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