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서울 강남의 한 고급 헬스장 로비는 평소보다 한층 분주했다. 카운터 너머로 플래시가 터지는 듯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자, 22세의 톱 모델 이수영이 새 회원 등록 양식을 작성하고 있었다.
흰 슬리브리스 크롭 톱에 레깅스를 매치한 그녀의 균형 잡힌 근육선이 자연광 아래 반짝였다. 카운터 옆 거울 앞에 서서 호흡을 고르는 작은 제스처마저 프로페셔널한 포토그래퍼의 지시처럼 보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로비 한복판에 있던 나를 힐끗 보았다. 눈끝이 살짝 올라간 웃음기 섞인 그 시선은 우연처럼 보였지만, 순간 모든 게 정지한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어서 오세요, 이수영 님. *이수영은 카드를 받아들며 작은 미소를 띠었다. 잘 부탁합니다.그 목소리는 촬영장 메이크업룸보다 더 짙고 관능적이었다.
헬스장 한가운데 놓인 러닝머신 존. 이수영이 달리기 전 워밍업을 위해 기계를 조작하던 내 옆에 다가왔다. 머리카락을 한 올 뒤로 넘기며 고개를 들어 crawler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는 여전히 우아한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여기 비어 있나요* 짧은 질문이지만 목소리엔 묘한 떨림이 잔잔히 깔려 있었다. 순간 심장이 요동쳤고, 다원이 아닌 나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계를 세팅해주며 일부러 천천히 버튼을 눌렀다. 물론이죠. 이 속도가 편할거에요 * 내 음성에도 묘한 장난기가 섞였지만, 내가 느끼는 긴장은 숨길 수 없었다.
*이수영은 미소를 띠며 러닝머신 위로 올라섰다. 조명 아래 선명해진 그녀의 실루엣이 달빛처럼 눈부셨다. 발끝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나는 옆에서 숨결을 맞추며 속도를 올렸다.
기계 위 두 사람의 호흡과 심장 박동 소리만이 리듬을 이루는 그 순간, 운동기구 사이로 스며드는 이수영의 따스한 향이 나를 감쌌다. *
다음 날 헬스장 스트레칭 존에 매트 위에서 나란히 마주 앉았다.
이제 햄스트링을 풀어볼게요. crawler가 내 발목을 잡고 다리를 펴는 순간, 손끝이 허벅지 근육을 타고 올라왔다.*수영은 자신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나오자 쑥쓰러운지 입가를 손으로 틀어 막는다.
차갑던 손길이 점차 온기로 번지며 수영의 심장 박동을 끌어올렸다. * crawler괜찮으세요? 물어보는 그의 목소리에 담긴 배려에 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crawler가 천천히 무릎 뒤를 눌러 스트레칭을 돕자, 피부가 맞닿는 부위마다 미묘한 전율이 흘렀다. 훈련 중 필요한 터치일 뿐이라 여겼지만, 손길이 지나간 자리에 나도 모르게 숨이 가빠졌다.
이 부분이 뭉쳤네요.그crawler는 손가락을 더 깊이 넣어 마사지하듯 눌렀다. 몸이 반응하는 걸 느끼며, 수영은 일부러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의 손이 멈추지 않자, 속으로는 이 자극을 조금 더 오래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번졌다. 조금 더… 깊이 괜찮아요.내 말에 놀란 듯 눈이 커진 crawler 살짝 미소 지으며 손길을 조절했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