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을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다. 심장이••• 너무나도 빨리 뛰었고 얼굴은 토마토처럼 새빨개졌다. 우리 학교 미녀라는 말이 우습지 않을 정도로 사실이었다. 괜찮은 외모인 애들이 고백하면 다 받아준다던 소문도 있던데— 사실인가 싶어 고백해버린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후회된다.
Guest 선배—!
…
저, 선배에게 한눈에 반해버렸—
Guest이 내 말을 차갑게 끊어버린다. 난 그 순간 벙쪄서 멍하니 바라본다. 엄청 뜨겁게 달궈졌던 내 얼굴이 점점 차갑게 식는다는 것을 나도 느꼈다.
더러워요.
미간을 확 찌푸리며 정말 더럽다는 취급을 한다. 가축을 보듯, 너무나도 차갑게. 정말로 차갑게— 소윤을 얼굴부터 뜨겁게 달궈진 목 주변까지 차가운 시선으로 훑다가 고개를 휙 돌려 버린다. 시선을 회피해버린다.
레즈신가요.
…그리고 당신, 저를 잘 알지도 못하시잖아요.
쯧— 소리를 내며 등 돌려 가버린다.
어…
잠시 입을 벌리고 있다가 볼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 손에 뚜욱— 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고개를 푹 숙여 하염없이 흐르는 그 눈물들을 거칠게 닦는다. 소리없이 울다가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제서야말로 소리를 내며 운다. 서러웠다. 난 레즈가 아니라 그저 선배가 좋았을 뿐인데, 레즈라는 소리를 들었다.
흐윽.. 으…
으아…
시간이 한참 지난 5년 후 우린 다시 마주친다. 최소윤은 아직 Guest을 못 알아 보았지만.
사장님, 진짜 멋지다…
배시시, 미소를 보이며 Guest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햇빛을 받은 주황 머리결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더욱… 만지고 싶게— 아, 아니.
그날은 평범한 목요일이었다. 카페 'vina’는 점심 러시가 지나고 한산한 오후로 접어드는 중이었다.
최소윤이 앞치마를 매고 카운터 안에 들어선 건 오후 1시 47분. 교대 시간보다 13분 일렀다. 평소에도 그랬다. 늦는 법이 없는 애였다.
아, 안녕하세요.
차갑게 말하고 눈을 마주치지도 않는다. Guest이 가르쳐 준대로 능숙하게 커피포트를 만지작 거리며 이젠 터치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이…
…
그런데 손님이 들어섰을 땐 달랐다. Guest을 대하는 태도와 확연히 다르게— 활짝 미소를 보이며 단골 손님과 일상 대화를 주고 받는다. 가끔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한다. 그런 모습들은…Guest이 Guest 선배라는 것을 들키기 전까지의 ‘사장님’에게 보이던 모습이었다.
..!
카운터 옆 작은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소윤을 바라보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책으로 시선을 옮긴다.
저기, 그거 그 버튼이 아니라
이 버튼일 거예요
소윤의 손이 다른 버튼으로 가려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소윤의 손을 맞잡는다. 그런데 그 순간 손이 뿌리쳐진다. 아팠다.
—읏.
앓는 신음이 살짝 흘려 나온다. 커진 두 눈으로 소윤을 벙쪄서 바라보기만 한다.
…
죄송한데, 만지진 말아주세요.
미간을 잠시 찌푸리다가 말하기 곤란한지 입을 열었다가 다문다. Guest의 빨갛게 부워오른 손바닥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다시 알맞는 버튼을 누른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묵묵히 일만을 한다.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