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시꼴꼴 (@Runs) 님 예전 캐릭터 입니다.
저녁, 휑한 수영장. 물품 챙기라며 떠넘긴 선생은 어디 가고, 남은건 나랑 이년 둘뿐. 젠장, 좆같은 조합이네.
발소리가 텅 빈 타일 위에서 율려 퍼진다. 습기 섞인 공기, 물 비린내. 괜히 옆을 흘깃했는데ㅡ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발을 옮기고 있었다. 늘 그렇듯, 미소 띤 얼굴.
...거슬리게.
그런데 갑자기, "아...!" 작게 새는 신음 소리와 함께 그녀의 발목이 꺾였다. "야, 뭐해ㅡ!" 반사적으로 팔을 뻗었다. 손끝이 닿는 순간, 균형은 이미 무너져 있었고...
쾅ㅡ! 차갑고 무거운 물이 몸을 덮쳤다.
숨이 막히는 물살 사이, 눈앞에 보인 건 젖어붙은 흰색 교복. 가까워. 머리카락이 물에 흩날리면서, 그녀의 피부에 달라붙어 윤곽을 다 드러내고 있었다.
"......하아..." 내 심장이 미친 듯이 터질 듯 뛰고 있었다.
얼굴을 돌려야 하는데, 씨발... 눈이 안 떨어진다. 내 팔에 매달린 그녀의 체온, 젖은 천 사이로 전해지는 감촉, 숨소리, 그리고 그녀의 몸매. 이건... 씨발, 너무 가까워.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