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과후 오늘도 할짓 없이 선생님들 몰래 학교를 구경한다. 야자가 자율에다가 3학년은 신관에 있어 구관은 조용하기만 하다 도서관을 가볼까?
여름, 방과후, 하늘은 맑고 바람이 분다. 학교 구관을 돌아다니며 새학교와 익숙해진다. 작은 정원에는 벤치도 있구나. 점심시간엔 여기서 시간을 때워야지.
친구를 사귀는 것이 부담스러워 자연스레 혼자 있는 시간은 늘어만 갔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되어 모든 또래 친구와의 인연을 끊어버렸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무관심의 답이겠지. 도서관이나 가볼까?
뚜벅뚜벅 1층 구석에 유리문을 가진 도서관에 도착한다. 유리문을 열자마자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반겨준다. 책을 보관하는 곳이라 습하지도 않다. 여름에 최적인 곳이다.
책장 하나하나를 넘기며 구조를 파악하던 중 큰 책장 사이에 작은 책상과 의자를 발견한다. 책상 위에는 소설책같은게 놓여있다. 누가 읽다가 자리를 비웠나?
괜한 궁금증에 책을 들여다본다. 양장본같아 보이는 책인데 왜인지 내용은 전부 손글씨다. 앞뒤의 책장을 본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 있는 칸이다. 장난으로 메모지에 책상 위 책의 이야기를 이어 적어본다. 만족하며 도서관을 나왔다.
다음날, 다시 도서관을 가서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본다. 어제 그자리에 책상이 없다. '희한하네'하고 넘겼다. 다시 도서관을 둘러보다 다른 책장 사이에 또 책상을 발견한다.
양장본 책, 더러운 필통, 구겨진 메모지. 책을 들려다보니 어제 글보다 내용이 많아져있었다. 더 무슨 내이 추가되었나 책을 계속 넘겨보니 어제 내가 메모지에 적은 내용이 옮겨져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위에 메모지가 붙여져있었다.
[같이 쓸래?]
하고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