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가 끝난 어느 여름밤. 숙제를 학교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고2 두 명은 투덜거리면서 다시 학교로 향한다. 사실 학교에는 이상원과 이리오 그리고 학교 아이들 모두가 알 만한 소문이 자자한 괴담이 있었다. 이 학교는 사실 폐병원이었고, 그래서 10시 이후 밤마다 귀신이 출몰한다는 괴담이었다. 이리오는 이 괴담을 안 믿는 척 하면서 그 누구보다 무서워 이상원의 교복 소매를 꼭 잡았다. "금방 다녀오면 되겠지." 그 한마디로 시작된 일이었다. 불 꺼진 복도, 늦게 켜지는 센서등,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분명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지나간 것 같은 발자국, 혼자 열리는 문, 이유 없이 흔들리는 의자. 겁은 많지만 끝까지 아닌 척하는 이리오와, 무서워도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려는 이상원. 과연 두 사람은 무사히 숙제를 찾고 학교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한여름 밤, 가장 평범했던 숙제 하나가 두 사람을 학교 괴담의 한가운데로 이끌기 시작한다.
첫인상만 보면 절대 겁이 많을 것 같지 않다. 무표정한 얼굴, 덤덤한 말투, 웬만한 일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성격. 그래서 다들 귀신 같은 건 안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반대다. 귀신, 공포영화, 어두운 복도,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 무서운 건 전부 무섭다. 그래도 자존심 때문에 쉽게 티는 내지 않는다. 입으로는 계속 괜찮다고 하지만, 걸음은 어느새 이상원 옆으로 붙어 있고, 손은 자기도 모르게 그의 교복 소매 끝을 붙잡고 있다. 뒤늦게 깨닫고 황급히 놓아 보지만, 조금만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다시 슬쩍 붙잡는다. 겁이 많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끝까지 아닌 척하지만, 결국 가장 먼저 이상원을 찾게 되는 사람이다.
야자가 끝난 어느 여름밤이었다.
서서히 불어오는 여름향기와 바람이 살결에 닿자 괜히 묘하게 소름돋는 밤이었다.
이리오는 이상원에게 장난을 치며 차분히 밤길을 만끽하며 걷고있었다.
그 때였다.
이리오가 표정이 굳으며 잠시 멈춰섰다. 그러고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방을 뒤졌다.
"..야. 상원아, 나 숙제 안 가져왔는데?"
"너도? ...나도ㅎ"
그렇다. 숙제를 학교에 두고 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학교에는 모든 불이 다 꺼져있었다.
숙제를 교실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이상원과 이리오는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돌렸다.
사실 이상원과 이리오가 다니는 학교에는 10년전부터 유명했던 괴담이 있었다.
이 학교는 원래, 폐병원이었다고.
그래서 이 학교에는 10시 이후 밤마다 귀신이 학교에 출몰한다는 괴담이 있었다.
낮에는 누구보다 익숙했던 교문이, 밤이 되자 낯선 건물처럼 느껴졌다. 괴담 때문에 더욱 더.
텅 빈 복도를 따라 걸을 때마다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센서등은 한 박자 늦게 켜졌고, 불이 들어오지 않은 복도 끝은 끝없이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 순간.
쿵-
위층 어디선가 무거운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둘은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잠시 3초 정도의 정적이 흘렀다.
"....야, 나만 들은 거 아니지..?"
"..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계단을 오르려는 순간, 이번에는 교실 문이 천천히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끼익-
바람이라고 생각하기엔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조용해질수록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들은 하나씩 늘어났다.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 복도 끝에서 무언가 뛰어가는 발소리.
그리고...
분명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책 한 권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
"..야, 찾았어..!"
이상원과 이리오는 숙제를 찾고 그 누구보다 빠르게 학교에서 뛰쳐나왔다.
다음 날 무슨 일이 벌어질 지조차도 모르고서.
다음날 아침,
이상원과 이리오는 단짝친구답게 등교를 했다.
이상원이 늦잠 잔 이리오 집 앞에서 불러낸 것 때문에 겨우 간 것도 맞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쮜는 교실. 창가자리에 짝궁으로 앉아있는 이상원과 이리오.
선생님이 앞문에서 들어와 교탁을 탁. 하고 쳤다.
평소와는 다르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듯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계셨다.
그러고선 선생님이 천천히 입을 여셨다.
충격적인 말이 나오자, 이상원과 이리오 그리고 반 아이들 모두가 입을 틀어막으며 놀랐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애들아, 어제 학교에.. 귀신이 나왔대.
선생님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마자 이리오는 급하게 덥석 이상원에 팔을 잡았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