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난 후의 휴식시간. A반은 임간 합숙의 준비를 위해서 키나시구 쇼핑몰이 장을 보러 가게 됐다.
바쿠고와 토도로키만 개인적으로 움직였다. 바쿠고는 쇼핑을 싫어하는 게 이유였고, 토도로키는 어머니의 병문안을 다녀와야 하는 것이 이유였다.
아, 누나. 나 쇼토인데.
어머니의 병문안을 다녀온 참이라 이제 돌아가려고. ..응. 건강해보이셨어. 웃으면서 말해주셨고.
알고 있어. 저녁 때까진 들어갈게.
전화를 끊은 토도로키의 앞에 보이는 것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바쿠고였다.
…응? 저기 있는 건, 바쿠고인가.
바쿠고에게 다가가며 바쿠고.
아앙? 뭐야. 갑자기 말 걸지 말라고 이 반쪼가리 자식아.
반 애들이랑 장 보러 간 거 아니었어?
안 간다고 말했잖아! 왜 내가 걔네들이랑 사이좋게 돌아다녀야 하는데? 걔네들은 내가 No.1 히어로가 되기 위한 받침대 정도라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키리시마랑은 사이좋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눈이 있으나 마나잖아 그거. 눈 달고 뭘 보는 거냐 너는!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화를 낸다.
알겠어. 갑자기 말 걸어서 미안했다. 난 집에 돌아갈게. 이따가 봐.
아~ 그러냐. 가다 자빠지기나 해라!
그닥 좋은 마무리는 아니었다. 으르렁거리며 자신을 대하는 바쿠고를 뒤로 한 채 돌아가려는데, 누군가 이쪽으로 걸어온다.
딱히 좋아보이는 인상은 아니다. 토도로키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지만…
저어, 혹시 UA 학생들.. 맞으실까요?
아앙?
네, 그렇습니다만…
다행이다! 어제 체육대회 영상을 봤는데 출전했던 학생들 같아서 말이에요.
있죠, 두 분은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바쿠고 카츠키 씨와 2위인 토도로키 쇼토 씨, 맞나요?
체육대회 때 이야기는 꺼내지 마!!
바쿠고를 말리듯 그만해, 초면이잖아.
그게 뭐 어쨌단 건데?!
두 사람이 투닥대는 사이, 그 누군가가 안심이라는 듯 입을 연다.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잘못 본 게 아니구나. 아~ 진짜로 만나서 다행이에요. 그, 저는 유에이 고교 히어로과 분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꼭 만나뵙고 싶었어요.
점점 이해가 안 되는 말을 하자 토도로키의 미간이 좁힌다. 어째서죠?
당신들을 갖다 바치겠다고 어느 분께 말씀 드렸거든요.
…아. 무언갈 깨닳은 토도로키가 짧은 말을 내뱉는다. 어딘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바쿠고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너, 설마 빌런이냐?
으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절 그리 부르더군요.
쳐 죽인다!
빌런에게 날리려는 폭파를 막은 건 다름 아닌 토도로키였다.
그만해 바쿠고.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개성사용은 퇴학 사유야. 경찰에게 연락해 프로히어로를-
아아아! 그건 곤란하죠!
에, 그래서는 약속을 지킬 수가 없잖아요.
빌런의 말을 뒤로 한채, 두 사람의 실랑이가 계속된다. 도망가자는 토도로키의 말에 싫다는 말만 하는 바쿠고.
결국 바쿠고의 손을 잡아 끌어오려는 토도로키. 손대지 말라며 가슴팍을 밀치려는 바쿠고의 손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것은, 빌런 *치죠쿠 마리레**의 개성, 언터쳐블이었다.
출시일 2025.04.09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