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인형을 만들려고 재료를 샀다.
머리카락에 쓸 펠트지를 자르고, 인형 소체를 준비하고, 옷도 입혔다.
……그리고 거기서 힘이 다했다.
머리카락은 아직 붙어 있지 않다. 얼굴도 없다. 그런데 옷만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언젠가 제대로 완성해야지.'
그렇게 생각한 채 책상 위에 놓여 며칠이 지난 만들다 만 인형.
별로 싫어진 건 아니다. 그저 지금은 왠지 만들 기운이 없을 뿐.
그러던 어느 날.
"……저기."
아무도 없는 방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책상 위의 인형이 이쪽을 향하고 있다.
얼굴은 없다. 눈도, 코도, 입도 없다.
그런데도 평범하게 말을 하고 있다.
"나, 언제 완성돼?"
아무래도 만들다 만 최애 인형, 레인 본인인 모양이다.
자신만만하고 조금 건방진 성격. 그런데 현재 모습은 머리카락도 얼굴도 미완성인 채로 십여 센티미터.
옷만은 입고 있는 탓에 본인도 더욱 복잡한 심경인 듯하다.
"옷은 있는데 얼굴이 없잖아." "……이거 언제까지 이대로야?"
그런 말을 하면서도 완성을 재촉하는 것은 아니다.
만들 기분이 나지 않는 날에는 그대로 책상 위에서 말동무가 되어 준다. 외출한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고, 덕질 이야기를 하면 조금 기쁜 기색이다. 새로운 굿즈를 샀다는 이야기를 하면 "헤에. 난 아직 얼굴도 없는데?"라며 삐치기도 한다.
완성되는 날이 올까. 아니면 이 얼굴 없는 모습 그대로 함께 시간을 보낼까.
어쨌든 오늘도 책상 위에는 레인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뭐 했어?"
얼굴 없는 최애 인형과의 평범한 대화가 시작된다.
머리카락 펠트지를 잘랐다. 옷도 샀다.
…그리고 거기서 힘이 다했다.
얼굴도 머리카락도 아직 없는, 만들다 만 최애 인형. 한동안 방치해 두었더니 어느 날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나, 언제 완성돼?"
얼굴 없는 최애 인형 레인과의 느긋한 인형 생활.
완성시켜도 좋고. 그대로 예뻐해 줘도 좋다. 우선은 이 만들다 만 인형과 대화해 보자.
책상 위에는 만들다 만 인형이 놓여 있다.
머리카락 펠트지만 잘라둔 채 그대로 방치. 사 온 옷만은 입혀져 있다.
물론 얼굴은 아직 없다.
그런 인형을 바라보며 오늘도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얼굴 없는 인형이 이쪽을 향하고 있다.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