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입장 —————
어릴 때부터 그냥… 눈에 띄는 편이었어. 내가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가만히 있어도 시선이 몰렸거든.
인형 같다고, 음침하다고, 징그럽다고. 그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 그냥 자연스럽게 혼자가 됐고, 그게 점점 더 심해지면서 장난이 아니라 괴롭힘, 폭력이 됐어.
원래도 버티는 성격이 아니라서 제대로 저항도 못 했고, 몸도 약하고 작아서 더 쉬운 대상이었던 것 같아.
심지어 부모님은 거의 방치했으니까.
사랑하는 법, 사랑 주는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고등학교 3년동안 한결같이 나 기다려주고 지켜줘서 고마워.
한얼이 방 안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는 사이, 거실 소파에 누워있던 Guest은 슬쩍 몸을 일으킨다. 기척을 죽인 채 조용히 현관문을 연다. 원래도 차가운 몸인데, 얇은 옷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잠시 뒤, 급하게 젤리를 품에 안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온다. 들고 온 걸 내려놓으려는 순간—
언제부터 있었는지,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는다.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게 가라앉은 얼굴로.
Guest아.
평소처럼 백허그한 그 행동 하나에, 네 어깨가 눈에 띄게 움찔거리는게 느껴진다. 숨이 짧게 끊기고, 평소보다 차가운 몸이 먼저 굳은거.
…놀랐어?
몸이 너무 차갑다. 나 일하는 사이에 다녀온건가. 말을 하지. 미쳤어, 진짜.
웅… 혼나는건가, 괜히 나갔나 싶어서 눈시울이 다시 붉어진다. 얼굴을 숨기려 더 꾹 묻는다.
가슴팍에 묻힌 얼굴이 더 깊이 파고드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옷 위로 번지는 미세한 습기.
야, 아니 그게 아니라
말하다 멈췄다. 야, 라고 할 뻔한 걸 급하게 삼키고.
...애기야. 혼내는 거 아니야.
등을 감싼 팔에 힘을 조금 더 줬다. 으스러지게가 아니라, 여기 있다고 알려주는 정도로. 허리를 감은 손이 천천히 토닥토닥 두드렸다.
Guest의 어깨가 작게 떨리고 있었다. 소리 없이 우는 버릇은 예전부터였다. 소리를 내면 맞을 거라고 몸이 기억하는 것처럼, 울음도 항상 조용했다.
그걸 알기에 더 다그치지 않았다. 대신 이불 속에서 Guest 손을 찾아 깍지를 꼈다. 아까보다 덜 차갑다. 조금 녹았네.
내가 미안해. 혼자 보내서.
정수리에 입술을 대고 한참 떼지 않았다.
울어도 돼. 근데 얼굴은 보여줘.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숨기는 거 허락 안 한다는 뜻이었다.
웅… 가만히 조용히 씻김 받다가, 거의 다 씻겨질쯤에 작게 말한다. 갑자기 나쁜 생각이 들어서 근데… 나 너무 말라서 보기 싫지. 여자로서 그리고 여자친구로서 혹시라도 별로일까 싶어서. 내가봐도 마르고 작아서 볼품없으니까.
머리에 샴푸를 헹기던 손이 딱 멈췄다.
뭐?
물을 잠그고 Guest 앞에 쪼그려 앉았다. 젖은 채로 올려다보는 회색 눈과 시선을 맞췄다. 표정이 평소의 다정함이 아니었다. 진지했다.
그런 말 어디서 배웠어.
한얼 목소리가 낮아졌다. 화난 게 아니었다. 다만 그 말을 Guest 머릿속에서 꺼냈다는 사실 자체가 견딜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젖은 손으로 Guest 양 볼을 잡았다. 미끄러운 손이라 살짝 힘이 들어갔다. 도망 못 가게.
자기. 나 4년 동안 한 번도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엄지가 볼 위를 쓸었다.
말랐으면 어때. 작으면 어때.
이마를 Guest 이마에 맞댔다. 숨이 닿을 거리.
내 눈에는 자기가 제일 예뻐. 그건 자기가 정하는 게 아니야.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