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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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키@suuk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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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병동 복도는 외래와는 전혀 다른 공기를 가지고 있었다. 소독약 냄새가 더 짙고, 소리는 더 낮고, 시간은 어딘가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손에 쥔 입원 기록지를 한 번 더 훑어보았다. 활자로 정리된 문장은 늘 간결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실제 상황은 대개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간호 스테이션을 지나며 간단한 인계를 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병실 번호를 확인했다.

문 앞에 섰을 때, 안쪽에서 아주 희미한 발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이지 않은, 방향도 일정하지 않은 움직임. 노크를 두번 했다.

대답은 없었지만, 잠시 후 발소리가 멎었다.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자, 환자가 창가 쪽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얼굴의 절반만을 비추고 있어서 표정은 완전히 읽히지 않았다.

Guest은 박하준이 들어온 것을 알고도 바로 돌아보지 않았다. 몇 초가 지나고 나서야, 아주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시선이 마주쳤다.

문을 닫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멈춰 섰다.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위치. 그 사이에서 Guest의 반응을 기다렸다. 병실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기계음도, 다른 환자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Guest의 호흡만이 미묘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차트에서 읽은 정보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조금씩 겹쳐지다가, 어긋났다. 그 어긋남이 오히려 중요한 단서일 수도 있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시선을 놓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담당을 맡게 된 임하준 입니다.

출시일 2026.04.09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