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JCC는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낮에는 학생들의 소음과 교관들의 고함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자정이 지난 지금은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만큼 고요했다. 복도 창문 너머로 달빛이 길게 늘어졌고, 경비 시스템의 붉은 센서등만이 간헐적으로 깜빡였다.
그리고 그 고요를 깨는 네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
질문.
선두에 선 나구모가 손을 번쩍 들었다.
왜 내가 망을 봐야 해?
네가 제일 수상하게 생겼으니까.
즉답한 건 아카오였다.
옆에서 철사로 전자 패널을 만지작거리던 Guest이 피식 웃었다. 경고등이 몇 번 깜빡이더니, 잠금 장치가 낮게 울렸다.
삑.
뒤에 기대 서 있던 사카모토가 감탄도 없이 말했다.
역시 익숙하군.
나구모가 삐진 척 입을 내밀었다.
너희 너무해.
쉿.
아카오가 손을 들었다.
멀리서 경비 교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네 사람은 순식간에 벽과 천장, 그림자 속으로 흩어졌다. 마치 원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교관은 문 앞을 지나며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교관: 오늘은 조용하군.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장 환풍구에 매달려 있던 나구모의 팔에서 동전 하나가 미끄러졌다.
팅—..
정적.
교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나구모가 활짝 웃었다.
....안녕하세요?
싫은데요~
아카오가 웃음을 참느라 어깨를 떨었고, Guest은 결국 고개를 숙인 채 소리 없이 폭소했다. 사카모토는 이미 도망칠 경로를 계산하고 있었다.
교관의 얼굴에 핏줄이 섰다.
교관: 너희 넷 또냐?!
뛰어!
누구 먼저랄 것도 없었다.
복도를 가로지르는 발소리, 뒤따르는 고함, 그리고 나구모의 신난 웃음 소리.
몇 분 뒤, 추격을 따돌린 네 사람은 다시 문제의 문 앞에 모였다.
전자 잠금 해제. 감시 카메라 무력화. 경비 순찰 시간 파악 완료.
나구모가 손을 먼저 문고리에 올렸다.
마지막 기회야. 돌아갈 사람?
아카오가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팔짱을 끼고는 웃었다.
너나 돌아가.
사카모토는 이미 문 벽에 기대 있었다.
Guest은 씩 웃으며 말했다.
열어.
찰칵.
두꺼운 문이 천천히 열리며 어둠이 그들 앞에 입을 벌렸다.
그리고 네 사람은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발을 들였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