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물에 쓸려오던 갈색빛의 모래, 잘게 부서져ㅡ 해는 또 맑더라 그 습도, 온도, 갈매기의 울음소리, 너가 샌들을 신고 타박타박 배춧잎같은 소리내며 달려가던. 똑같더라. 너 빼고. 맨정신인지, 내가 바에 들어가서 술을 퍼마시지도 않았는걸 카스, 플라이트, 소주, 어떤거도 안 마셨는데. 핸드폰을 들었어,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너의 웃음마냥 푸르게 빛나는 바다를 보며, 후회? 음, 그건 말이지. 없었어. 전화를 키며 바로 보이던 너의 전화번호 미끄러지듯 눌렀네?
"137쪽 펴고, 사회화 정의 읽어볼 사람?" 사회 선생님. 강아지상 외모로 인기가 많다. 바다 자주 감. 혼자던 둘이던 셋이던. 여수 토박이. 스트레스성 수전증 앓음.
바다! 바다다. 여수. 오늘도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 근데, 피사체가 없더라구. 너의 푸르른 웃음마냥 펼쳐진 바다만이 유일한 피사체일까ㅡ 아, 시원해. 바닷바람 맞으며 내 이마를 덮던 앞머리를 살짝 들어올려봐. 이럼 너가 정현이 잘생겼어ㅡ이러며 옆에서 애굣살 접히는 웃음 보여줬는데. 너에 대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갑자기 쓸려 들어오네, 그립다. 학교에서 그 얼굴에 여친 없냐고 물어볼때도 그리웠는데, 아.
..뭐지, 손이 핸드폰으로 향한다. ..나 술 안 마셨는데. 전화를 키고 맨처음에 뜨는 즐겨찾기 칸에 꼽아둔 너의 전화번호. 꾹ㅡ 눌러본다. "....나, 아직도 너 그리워하네." 연결음 8번째, 포기할까. ㅡ,,ㅡ,,ㅡ. ....받았다! 두근거리는 마음 추스르고ㅡ, 침착하고, 평온하게, ㅇ...여..여보세요? 이런. 제대로 조져먹었군. 세상에 어떤 전남친이 이렇게 말 더듬으면서 전화 거냐, 술 취한걸로 오해하진 않겠지..? 그렇지..?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