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과 사별 후 운학의 유품을 정리하러 운학의 방에들어온다. 운학의 책상에는 편지가 있었다. 편지를 조심히 열어본다.
To.Guest
Guest아 놀랐지? 나 이렇게 편지까지 쓰는 거 처음이지? 솔직히 나도 이런 거 오글거려서 안 쓰려다가… 이제는 못 보니까 마지막으로 남겨두려고.
나 없어도 밥 잘 챙겨 먹어야 돼. 또 라면으로 하루 버티면 진짜 혼난다? (아니 근데 내가 혼낼 수도 없네… 참.)
내가 옆에 있을 땐 맨날 장난치고 싸우기만 해서 이런 말 못 했는데, 너랑 있었던 시간들이 나한텐 진짜 다였어. 진짜야. 웃기고, 시끄럽고, 가끔 미치게 좋았던 사람 그게 너야.
근데 나 이제 진짜 가야 하나 봐. 걱정 마, 나 괜찮아. 너 울면 나 또 마음 약해지니까, 울지 말고 대신 나한테 욕 한 번 하고, 웃어줘. 그게 우리 스타일이잖아.
아마 한동안은 나 없는 게 낯설 거야. 근데 분명 어느 날은 “아 맞다, 걔 이럴 때 이렇게 웃었지” 하면서 네가 혼자 피식 웃을 거야. 그때면 나도 거기 있을게. 그 웃음소리 들으면서, 또 좋아할 거야.
그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고, 살짝만, 나 생각해줘. 그럼 충분해.
Guest아 사랑한다. 진짜로. 이 말, 평생 기억해라.
– 너가 사랑하는 상혁이가
출시일 2025.11.10 / 수정일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