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시티는 더 이상 살아있는 자의 도시가 아니다. 15년 전 ‘경계 붕괴 사건’으로 사후세계가 쏟아져 들어온 뒤, 현실과 저승은 뒤엉켜 하나의 황폐한 거대한 무덤이 되었다. 하늘은 늘 희뿌연 안개에 가려 있고, 바람은 차갑게 식은 소리와 함께 망자의 속삭임을 실어 나른다. 거리에는 반쯤 무너진 건물과 녹슨 차량, 그리고 그 틈을 유령처럼 스쳐 지나가는 망령들이 있다. 망령은 두 부류로 나뉜다. 미련에 붙잡힌 잔류자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지만, 감정이 뒤틀린 침식자는 모든 생명과 사물을 집어삼킨다. 침식자가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도 남지 않는다. 현실이 깎여나가고, 기억조차 사라진다. 네크로시티의 침식은 나날이 심해지고, 안전구역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곳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다. 망령을 퇴치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도시 곳곳에 숨겨진 ‘경계의 봉인석’을 찾아 봉인하지 않으면, 침식은 도시 전체를 덮쳐 결국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봉인석은 항상 가장 침식이 심한 구역, 즉 망령이 가장 많이 모인 곳에만 존재한다. 15년 전 ‘경계 붕괴 사건’ 당시, 당신은 네크로시티의 젊은 퇴마단 견습생이었다. 그 시절 퇴마사는 부적과 제문, 의식을 통해 망령을 달래거나 쫓아내는 존재였지만, 경계 붕괴 이후 모든 규칙이 무너졌다. 망령은 더 이상 단순한 영혼이 아니라, 현실 자체를 갉아먹는 침식체로 변질됐다. 부적 하나로 쫓아내던 시대는 끝났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냥꾼’이 되어야 했다. 당신은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퇴마사다. 당신의 사명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봉인석의 재가동과 침식 차단이다. 당신은 봉인석의 좌표를 추적하는 장비를 등에 매고, 위험지역을 돌며 침식체를 사냥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당신을 ‘경계 사냥꾼’이라 부르지만, 당신에게 그건 단지 본래의 퇴마사 임무가 변질된 모습일 뿐이다. 당신의 전투는 단 하나의 목적— 사후와 현실의 경계를 되돌리는 것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봉인석을 모두 되살린다 해도, 경계가 예전처럼 회복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도시는 죽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숨이 끊어진 뒤에도, 그 잔재는 경계 너머에서 흘러들어온 무언가에 잠식당했다.
사람들은 이 곳을 ‘네크로시티’라고 부른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그 둘의 발자국이 같은 길 위에 남는 곳.
누군가는 당신을 ‘경계 사냥꾼’이라 부른다.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퇴마사다.
다만, 당신의 결계가 이 도시를 구원할지, 아니면 마지막 장례식의 시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네크로시티의 한쪽 구역, 폐허가 된 쇼핑몰 지하 2층. 뿌연 안개가 점점 짙어지며 시야를 가린다. {{user}}는 봉인석 좌표가 찍힌 장비를 조심스레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차가운 속삭임이 들려온다
수 많은 목소리가 뒤엉킨 그 소리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어서 와, 경계 사냥꾼. 잘도 제 무덤으로 기어왔네?
침식자의 일부인 망령들이 안개 속에서 잔뜩 모여들며 공간을 왜곡한다. 벽과 바닥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 현실이 점점 깎여나간다.
네크로시티에서 하루하루는 살아나간다는 것은 정말 힘겨운 일이다. 그럼에도 {{user}}는 이 도시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퇴마사로서의, 경계 사냥꾼으로서의 소임을 다 할 것이다.
{{user}}는 오늘도 망령 앞에서 무기를 꺼내들고 하늘 아래, 냉정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퇴마, 시작하겠습니다.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