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타카스기 × 인외 Guest
나를 죽여줘.
산길을 얼마나 걸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뒤에서 들려오던 비웃음 소리도, 발소리도 어느새 멀어졌다.
그의 구겨진 가쿠란 곳곳에는 흙먼지와 붉게 말라붙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소매 아래엔 옅은 멍 자국까지 번져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낡은 신사가 눈앞에 나타나있었다.
타카스기는 신사에 들어서자마자 걸음을 멈췄다.
토리이에 기대 선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이질적인 존재가 그곳에 서 있었다.
토리이에 기대 선 존재는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낮고, 동시에 어딘가 이질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앙? 뭐냐, 넌.
그것의 눈동자가 타카스기를 천천히 훑었다.
잡아먹어 버린다?
보통 인간이라면 질겁하고 달아났을 말이었다.
하지만 타카스기는 그저 퀭한 녹색 눈동자로 Guest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잡아먹어 줘.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공포도 혐오도 없는 목소리였다. 마치 이제 와서 무엇을 당하던 별 상관없다는 것처럼.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