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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공간 속에서 우리는 없는 것들을 바랐다.

#노란장판#2000년대#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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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gle@gi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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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Vacations - Young

캐릭터

인트로

짙은 곰팡이 냄새가 풍겨오는 둘이서 살기엔 좁았던 반지하 원룸에는 이와 어울리지 않는 와인병 몇 병과 그에 비해 초라한 감자칩이 옆자리에 뒹굴었다.

와인을 마셔보고 싶다던 너의 말에 나는 큰 마음을 먹고서 집 앞 편의점에서 그나마 무난해보이는 와인 한 병을 샀다. 와인잔까지는 안 바라던 너는 작은 소주잔에 와인을 따른 뒤 홀짝거렸다. 딱히 자신이 생각하던 맛은 아니라 중얼거리고 잔을 내려두고선 고급진 맛은 취향이 아니라며 감자칩을 씹어대는 너의 모습은 어딘가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런 너의 사소한 모습에도, 그리 의미있지도 않은 작은 몸짓도 빠짐없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항상 내 시야가 네게 머물렀다는 증표라도 되는 듯, 비춰진 너는 내 마음을 살포시 간질거리고 있었다.

와인병과 빈 과자 봉지를 한 쪽으로 치워두고서 우리는 마주 앉아 담배를 물었다. 라이터로 내 쪽 담배에만 불을 붙였다. 곧이어 네 고개를 살며시 손으로 포갠 채 네가 문 담배 끝자락에 내가 문 담배가 맞닫게 했다. 금새 불이 옮겨갔고 연기가 피어올랐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 같은 담배 연기가 우리를 감쌌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