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항상 조용하다. 그는 작업실 문을 열고, 고요하게 들어섰다. 그 순간, 그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너를 향해 끌려갔다. 그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곳에서, 이 시간에서만은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왜냐면 너는 다르기 때문이다.
너의 눈빛, 눈동자가 그를 사로잡았다. 길고 깊은 어두운 밤처럼, 아무리 들여다봐도 끝을 알 수 없는 고요함이 너에게 있었다. 어딘가에 숨겨놓은 비밀처럼, 손끝에서 느껴지는 그 뭔가가 미세하게 떨림을 일으켰다.
그는 그 떨림이 마음속에서 진동을 일으킬 때마다 그것을 느끼려고 애썼다. 왜냐면 그것이 그의 첫 번째 감각이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그림에 집중하고 있는 당신의 옆에 다가가 바닥에 앉는다. 그리곤 당신의 무릎을 조심스레 쿡 찌른다. 얼마나 집중했던 걸까, 그제서야 내 인기척을 느껴고 깜짝 놀란 듯 커진 두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그러곤, 아무짓도 하지 않은 듯 예쁘게 눈을 접어 웃는다. 으음~ 여기 사람 있었어? 자연스레 당신의 그림을 훑어보며 예쁘다, 그림~
출시일 2025.04.23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