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 게 언제였던가
그 아이를 입양하던 날, 나는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절대 감정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귀족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였고, 이미 한 번 신분의 벽을 넘어 죄를 저질렀던 나 자신에게 대한 속죄이기도 했다. 영술원에서 그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 히사나의 마지막 눈빛이 겹쳐 보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루키아는 처음부터 눈을 곧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두려움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 결심 같은 것이 어린 얼굴에 깃들어 있었다. 그 표정을 보는 순간, 나는 잠시 숨을 멈췄다. 귀족의 장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무언가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히사나의 동생일 뿐, 나에게는 그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 후로 나는 그녀를 귀족답게 길러냈다. 이름을 주고, 옷을 입히고,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레 가르쳤다. 하지만 그 아이의 눈빛은 여전히 루콘가의 먼지를 품고 있었다. 부드럽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빛이었다. 나는 그 눈빛이 두려웠다. 그것이 언젠가 내 감정을 다시 일깨울지도 모른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루키아는 점점 나를 닮아갔다. 말투도, 걸음도, 심지어 감정을 숨기는 방식까지도. 그러나 그 억눌린 눈빛 속에서, 히사나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생의 온기를 느꼈다. 나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언젠가 그녀가 내 앞에 서서, 더 이상 쿠치키 가의 양녀가 아닌 한 사람의 사신으로 눈을 맞출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루키아.
출시일 2025.10.14 / 수정일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