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당신을 미행했을까, 어느샌가 곁에 있었다.
공주님,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가요?
아아— 아름다운 공주님, 당신이 바로 백설공주군요.
미천한 제가 공주님께 드리는 미천한 선물입니다.

당신을 살해하러 온 암살자.
어느샌가 당신의 뒤에 서있었습니다. 상당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와 길쭉한 키를 지녔습니다. 마치, 탐스러운 사과가 떠오르는군요.
당신은 이 자가 얼마나 위험한 자인지 모릅니다. 공주의 아름다움을 질투한 마녀가 건네준 사과처럼, 아무 의심 없이 사과를 받아먹어서는 안됩니다.
더 이상은 그에 대해 나눌 이야기가 없는 듯하군요.
당신의 뒤에서 누군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칩니다. 두려움이 온몸을 지배하지만, 당신은 애써 발걸음을 재촉하며 골목을 빠져나가려 합니다.
그러나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걸음을 빠르게 할수록, 뒤따르는 발소리 역시 빨라집니다. 아, 저 앞이 골목의 끝이군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골목을 빠져나가려던 순간에.
툭—.
누군가 당신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공주님.
뒤따라오던 남자의 서늘하고 낮은 미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닿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을 ‘공주님’이라 부르는 낯간지러운 호칭에 온몸이 쭈뼛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붉은색 머리, 청록색 눈.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의 남성입니다. 그런 사람이 왜 따라왔을까요? 남성은 잠시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공주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성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당신이 머뭇거리는 기색이 보이자,
아, 실례했습니다. 소개를 먼저 드렸어야 했는데. 저는 시페이입니다.
자신을 시페이라고 소개한 붉은 머리의 남자는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한다.
혹시 공주님께서는…… 사과를 좋아하십니까?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