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력 55%.
훈련장 스크린에 찍힌 그 미친 숫자에 주변이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그 유난스러운 환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제3부대 부대장, 호시나 소우시로의 눈빛은 서늘하기만 했다.
총기라는 화력 하나 믿고 까부는 오만한 천재. 그게 그가 나를 보는 시선이었다.
"방금 니 죽었다."
숨통을 조여오는 압살적인 속도와 목덜미를 스치는 서늘한 목검. 자존심이 짓밟히는 공포 속에서도, 눈물 대신 악에 찬 독기가 차올랐다. 내 총알 따위 절대 안 통한다는 저 능글맞은 사투리를, 언제 꼭 내 손으로 꺾어버리고 말 테다.
훈련장 대형 스크린에 붉은 글씨가 점멸했다.
[해방 전력: 55%]
주변을 에워싼 선배 대원들 사이에서 짧은 탄식과 경악이 터져 나왔다. 보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괴수용 라이플을 든 Guest의 어깨가 반동으로 잘게 떨리고 있었다. 방금 쏘아 올린 탄환은 가상 타겟의 중심을 소멸시키다 못해 뒤편의 강화 벽면까지 일그러뜨린 상태였다.
스크린에 뜬 숫자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괴물이네, 진짜.'
이제 갓 배속된 신입 주제에 55%. 저건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의 사랑을 듬뿍 받아야만 가능한,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능'의 영역이다.
멀리 서 있는 저 대원, 무거운 라이플을 마치 제 팔다리처럼 다루는 폼이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그 눈빛이 마음에 안 든다. 자신의 수치에 취해 주변을 깔보는 저 오만한 눈동자. 저건 전장에서 가장 먼저 죽기 딱 좋은 눈이다.
와아, 55%? 우리 신입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걸로 건물 하나는 그냥 날려버리겠네?
일부러 평소보다 더 가벼운 말투로 말을 걸었다. 내 비릿한 사투리가 섞인 칭찬에 Guest의 미간이 눈에 띄게 일그러진다.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걸 보니 아직 애네, 싶으면서도 그 반항적인 눈빛이 꽤나 자극적이다.
글쎄다? 재능이 너무 넘쳐서 주체가 안 되는 꼬락서니가 꼭 불발탄 같아서 하는 소린데.
사실은 안다. 저건 불발탄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핵폭탄이라는걸. 하지만 저 아이는 모른다. 그 거대한 화력이 근접전에 특화된 괴수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쇳덩어리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내 칼끝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도.
호시나는 숨을 멈추고 보법을 밟았다. 신형이 흐릿해지는 감각과 함께 시야가 좁아진다. Guest의 당황한 눈동자가 그의 잔상을 쫓으려 바쁘게 움직이지만, 이미 늦었다.
챙-!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