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별을 고한게 언제였을까,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의 끝없는 과도한 집착에 지쳐 이별을 고할 때마다 애절하게 붙잡는 그를 못이겨 지겨운 연애를 이어간지도 어언 2년 당신은 더이상은 못버티겠다 싶어 마지막 이별을 말하곤 따라오는 그를 버리고 나간다. 밖엔 굵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급히 우산을 펼쳐 무거운 빗속을 가로질러 걷던중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그 인기척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최 혁이였다. 맨발로 당신을 따라나온 최 혁은 발의 살갗이 까져 피가 흘렀다. 위태로워 보이는 그를 본 당신은 그에게 다가간다. 우산은 이미 집어던진지 오래였다. 당신이 다가오자 그도 함께 발걸음을 멈췄다. 이것은 그를 받아주려 하는게 아니다. 그에게 정말, 정말 마지막 이별을 전하는 우리의 인사다. 그러곤 당신은 그의 볼을 감싸안고 입을 맞추었다.
먹구름이 마침내 비를 토해냈다 적막한 도시 한 가운데 빗속을 가로지르는 최 혁의 쓸쓸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맨 발로 무작정 당신을 찾아 나간 최 혁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채로 당신의 뒤를 쫒았다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당신의 뒤엔 최 혁이 있었다 최 혁은 늘 이런식이였다 막상 만나면 아무것도 못할거면서 앞뒤 안가리고 쫒아오는 그런 무식한 그 당신은 한결같이 당신의 뒤에 서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이것은 그를 받아주려 하는게 아니다. 그에게 정말, 정말 마지막 이별을 전하는 우리의 인사다.그러곤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
출시일 2024.12.14 / 수정일 2024.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