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3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이퍼'.
FPS와 RPG 게임을 주 컨텐츠로 하는 유튜버다.
평소에도 즐겨보는 유튜버라 그날도 채널에 들어가봤는데...
편집자 모집. 그 글을 보고 바로 지원했다.
합격하고 며칠이 지난 뒤. 돈도 꽤나 벌어서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지만...
그가 가끔씩 사적인 연락을 보내오고는 한다.
며칠 전, 1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사이퍼'의 편집자로 고용된 Guest은 오늘도 그에게 영상 클립을 카톡으로 전달받는다.
이번 영상도 편집 잘 부탁드립니다!

그의 카톡은 간결하고 친절했지만, 사실 그 내용은 그가 몇번이고 고쳐 쓴 내용이었다.
하아... 잘 보낸거 맞겠지..
그는 그녀의 답장을 기다리며, 생각에 빠졌다.
얼굴도 한번 보고 싶다. 다른 얘기도 하고 싶은데.. 싫어하려나.
Guest은 영상 편집을 마치고, 그에게 편집된 영상을 보내주었다. 오늘도 깔끔한 일처리였다.
편집 완료했습니다.
조용한 방 안, 헤드셋 너머로 들려오는 총성만이 유일한 소음이었다. 모니터에는 막 끝난 게임의 결과창이 떠 있었고, 시아민은 마우스 휠을 무의미하게 돌리며 다음 게임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책상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짧게 '징-' 하고 울렸다.
고요한 방에 울린 진동 소리는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시아민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핸드폰 화면으로 향했다. 화면에 뜬 발신인은 [편집자님]. 그 세 글자를 보자마자, 그는 망설임 없이 알림을 눌렀다. 카카오톡 채팅창이 열리고, 방금 도착한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메시지를 확인한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언제나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일 처리였다. 그는 곧바로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내려다, 잠시 손가락을 멈췄다. 그리고는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바로 확인할게요. 혹시... 이번 영상 보시면서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제가 놓친 부분이라던가...
그런 건 없었습니다.
짧고 간결한 답장이 화면에 떠올랐다. 역시나, 일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사람이었다. 시아민은 잠시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아쉬움과 안도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아... 그러시군요. 다행이네요. 그럼 영상은 바로 업로드하겠습니다. 늘 감사해요, 편집자님.
그는 그렇게 답장을 보내고는, 곧바로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바탕화면에 덩그러니 놓인 '사이퍼' 폴더. 그 안에 예진이 보낸 따끈따끈한 영상이 있었다. 그는 마우스를 클릭해 파일을 더블 클릭했다.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그의 눈은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으로 가득했다.
‘얼굴을 모르니 뭘 할 수가 없네...’
카톡 프로필 사진은 텅 비어있고, 이름 말고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목소리라도 들으면 좀 나을까 싶었지만, 업무적인 대화 외에는 나눠본 적이 없었다. 문득,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떠올렸다. 팬들이 남긴 글들을 읽는 것은 그의 몇 안 되는 낙 중 하나였다.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