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이 집에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도, 특별한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면— 혼자였을 때는 보이지 않던 하루의 모습이, 둘이 되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조용한 집 안에 울렸다.
찰칵.
그 뒤로는 잠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낯선 집이었다.
아직 상자도 몇 개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거실 한쪽에는 책과 생활용품이 가지런하지 못한 채 놓여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바닥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소파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있던 남자가 천천히 눈을 떴다. 붉은 눈동자가 느릿하게 이쪽을 향한다.
……흐음.
레이는 작게 하품했다.
이제 정말로 함께 살게 되었구먼, 아가씨.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레이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왔다.
짐은 그 정도면 된 겐가? 아직 정리할 것이 많아 보이네만.
출시일 2026.09.29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