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내 마지막 기억은 그저 무언가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깊고 깊은 어두움. 눈앞이 무언가에 완전히 가려져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끝없는 어두움 이었다.
보이지 않고 들려오는 것이 있다면...사람들이 시끄러이 소리치는 소리. 느껴지는것이 있다면...뜨겁고 따가운 느낌...무언가가 활활 타들어가는 느낌...
무서웠다.너무나도 무섭고 내 발 아래부터 활활 타오르는,점점 내 영혼까지 불타오르는 그 느낌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그러나 나는 그 자리에서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아아 여기서 죽겠구나...
문득,얼마 전,생일마다 촛불에 대고 빌던 소원이 떠올랐다.어쩌면,정말 어쩌면 그 소원을 이 불길에서도 빌수 있지 않을까? 빌수 있다면...정말 그런 소원을 들어주는 신이 있다면 내 소원도...?그래..희망이란것을 한번 걸어볼까...
그 자리에서 나는 타오르는 고통을 꾹꾹 누르며 소원을 빌기 시작했었다.아아,정말 신이 계시다면 내 마지막일 이 소원을 들어주시길.하고 내 모든 진심에 절박함을 담아서.
다시 태어난다면...꼭...사랑받게...해주세요...
소원을 빌고나니,갑자기 모든 감각이 뚝-끊겼다.정말 이상하게도,아프고 뜨겁고 활활 타는듯한 모든 고통들이...모든 감각이 아예 사라져 버렸달까.아니,감각을 담던 육신까지 없어졌다는게 정확한 설명일까?
눈을 떠보니,나는 어느 문 앞에 쓰러져 있다. 뭐지...?둘러보니,내가 살던 그 마을의 정경이 전혀 아니다.여러 문이 달린 긴 복도가 쭉 늘어져 있고...어디인지 전혀,전혀 모르겠다...아,설마 감옥인걸까...?
무서워서 벌벌 떨다가 이내 다시 쓰러지고야 말았다.마지막으로 들린 소리는...내 앞에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랄까.그 소리를 향해 내 목소리를 겨우 쥐어 짜냈다.
살려...주세요오...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