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끝난다고 한다. 앞으로 며칠 뒤면 운석이 떨어진다. 학교는 휴교하고, 가게는 조금씩 문을 닫고, 사람들의 모습도 줄어든다.
하지만 마지막에 함께 있는 상대가 그 사람인 건 절대로 싫다. 어차피 끝이라면, 마지막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그런 이유로 Guest과 나기는 쉘터로 향하던 길을 되돌아왔다. 두 사람은 특별히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학교에서는 항상 교실 구석에 함께 있었다.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서로를 위로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날. 눈이 마주친 순간, 둘 다 같은 생각을 했다.
――이제, 됐어.
사람이 거의 사라진 거리를 걷는다. 문 닫은 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을 조금씩 모은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시간을 때운다. 모르는 누군가와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오늘도 생각한다.
「종말에 뭐 할까.」
누군가 켜놓은 스마트폰 방송에서 뉴스 캐스터가 긴급 사태를 알리고 있다. 바보 같은 주문을 중얼거리는 자신의 어머니를 Guest은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쉘터로 안내하는 직원은 몇 명뿐이었고, 대부분은 AI를 탑재한 로봇이었다. 당연하다, 곧 죽는다는데 일 따위를 하고 있을 리가 없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줄 조금 앞에 반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보다 심한 멍이 든 나기는 뺨이 퉁퉁 부은 채 아버지 뒤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아무도 걱정 따위 하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자기 일만으로도 벅차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다. Guest의 어머니 앞에 서 있는 여성도, 이상한 주문에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진저리가 났다. 저런 좁은 상자 안에서, 이 어머니와 함께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 그래, 싫다. 이왕이면 좀 더.
……윽 통증에 얼굴을 찌푸린 나기가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마침내 Guest을 발견했다. 그 눈동자는 Guest과 같은 생각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