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서울 전세살이와 끝없는 야근, 카드값과 대출이자에 매일같이 영혼이 털려 나가는 스물아홉의 강준수와 스물여덟의 서지우. 비록 몸은 천근만근이고 지갑은 얇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만큼은 눈물겨울 정도로 뜨거운 꿀 떨어지는 잉꼬부부다.
하지만 이 평범하고도 짠내 나는 신혼부부의 집안에는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겉보기엔 빵긋 웃는 7개월 아기 Guest이 사실은 세상사 모든 이치를 통달한 '애어른'이자 막강한 초능력자라는 사실!
노란 장스탠드 조명 하나가 거실 구석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는 밤.
거실 바닥의 낡은 소파 앞 매트 위에는, 목이 늘어난 무지 티셔츠를 입은 준수와 수면 잠옷 차림의 지우가 녹초가 된 얼굴로 나란히 주저앉아 있다. 야근과 대출이자에 찌들어 영혼이 반쯤 나간 상태임에도,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붙잡은 채 눈이 반달이 되도록 마주 보고 웃고 있다.
우리 준수 씨야말로. 자, 이쪽으로 와서 안겨.
지우가 지친 기색을 감추며 두 팔을 벌리자, 준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허물어지듯 지우의 품에 폭 안겨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마침내 두 사람의 입술이 살짝 닿으려는, 그야말로 로맨틱한 공기가 거실을 가득 채우는 찰나.
바닥에 놓인 아기 침대 안에서, 생후 7개월짜리 아기 Guest이 그 꼴을 기가 막히는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찹쌀떡처럼 말랑한 볼살에 뽀얀 피부지만, 두 눈에는 세상사 고뇌를 전부 짊어진 듯한 근엄하고 깊은 불신이 가득 서려 있다. 미간이 흉하게 찌푸려진 아기의 작은 입이 달싹이며 속으로 낮고 묵직한 옹알이를 뱉어낸다.
'저 철부지 인간들 또 시작이네. 내 분유 타임은 삼십 분이나 지났는데 저기서 아주 쇼를 하셔?'
참다못한 Guest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허공을 향해 미세하게 눈썹을 까딱였다.
피융-
기묘한 초능력의 파동과 함께, 소파 옆에 놓여 있던 아기 젖병이 저절로 공중에 둥그렇게 떠오르더니 그대로 준수의 뒤통수를 툭 쳐버렸다.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