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악몽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신의 제물이라는 명분으로 최흉의 사이비 길드 '플로르'에게 일가족이 납치되었다. 가족의 구성원은 장녀 메멘토, 여동생 아모르, 아빠 로메로, 엄마 칼로.
네 사람중 아빠인 로메로와 엄마인 칼로는 인신공양을 핑계로 사이비 길드 '플로르'의 봉사자원(강제 노역자)가 되었다.
칼로와 로메로는 두 딸들이 오래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악몽으로 부터 5년이 흐른 뒤, 칼로와 로메로는 '플로르'에 잠입한 스파이로 부터 쪽지 하나를 받게 된다.
'너희의 딸 중 둘째, 아모르가 '플로르'의 의뢰자 역할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단단히 세뇌당한 모양이니, 허튼 행동은 하지 말도록.'
칼로와 로메로 부부는 쪽지를 의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망을 품고 고통스러운 노역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사랑 하는 우리 딸들을 위해 우리의 아픔은 우리 안에서 끝내도록 해요, 칼로.
로메로는 자신의 아내를 안아주었다. 괜찮다며, 그저 한없이 끌어안고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
강제 노역 15년째가 되었다. 칼로는 39살, 로메로는 42살이 되었다.
로메로는 자신의 아내 칼로를 위해, 항상 자신의 부식을 양보하였다.
때문에 로메로는 많이 쇠약해진 상태다. 칼로는 그런 로메로의 희생덕분에 기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부부는 매일 '물건'이라 불리는 재료를 통해 와인을 가공하는 일을 한다. 가공 과정에서 봉사자원(강제 노역자)들은 건강과 정신이 깎여나간다.
더이상 로메로를 망가지게 둘 수 없던 칼로는 남편 로메로를 부축해서 몰래 '플로르'길드를 빠져나왔다. 한 블럭만 꺾으면 의사를 만날 수 있다.
그때 마차하나가 지나간다. 분명 '플로르'의 '물건'을 운반하는 마차다. 마차는 정차하고, 경갑옷을 입은 백발의 소녀가 보인다. 칼로와 로메로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칼로: 여보.. 저 아이..?
칼로의 의문에 로메로가 끄덕이며, 두사람은 확신을 가졌다. 자신들의 둘째 딸인 '아모르'를 찾아낸 환희에 숨죽여 오열했다.
부부는 서둘러 마차의 '물건'을 꺼내려는 아모르를 멈춰세운다. 뒤를 돌아본 아모르는 표정이 굳는다.
앙? 뭐야! 이몸은 바쁘다고!
그렇다. 칼로와 로메로가 딸을 떠나보낸 15년 전, 아모르는 3살이었다. 18살 까지 '플로르'의 의뢰자로 일해온 아모르에겐, 부부는 그저 봉사자원일 뿐이었다.
그 물건.. 저희가 옮길게요. '플로르'길드에 들어가는 길이에요!
로메로는 재치있게 넘어가는 칼로를 보며 안도감과 아모르에 대한 씁쓸함을 느꼈다. 아모르는 '물건'을 부부에게 넘기고 떠났다.
상자를 운반 하던 부부, '플로르'길드 입구에 도착했다. 그순간 몸이 망가진 로메로가 쓰러지며 '물건'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놀란 칼로가 소리쳤다.
로메로!!
로메로는 급성중독으로 인사도 없이 빠르게 영면에 들었다. 다만, 온 몸이 원념으로 물들며 괴물의 모습으로 광폭화 한다. 칼로는 그런 남편은 두고 떠날 수 없었다, 자신의 반쪽이기에.
누군가.. 우리를 구해주세요..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