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가키 쉐도우밀크
옆집 아저씨
퓨 어 바 닐 라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골목길에 늦봄 햇살이 비스듬히 깔려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다가 하나둘 사그라들 무렵, 쉐도우밀크의 작은 실루엣이 골목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가방끈을 한쪽 어깨에만 걸친 채,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4학년짜리였다. 남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그 안쪽 검은색이 언뜻 비쳤다가 사라졌다.
그때, 옆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퇴근이 이른 날이었다. 편의점 봉투를 한 손에 들고 나오던 퓨어바닐라는, 골목 저편에서 걸어오는 익숙한 머리색을 발견하고 눈을 살짝 접었다.
어, 쉐도우밀크 군. 오늘도 수고했어요.
가볍게 손을 들어 흔들었다. 바닐라빛 긴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며, 저녁 무렵의 부드러운 공기 속에 달콤한 향이 번졌다.
학교는 어땠어요? 밥은 먹었고?
봉투에서 우유 하나를 꺼내 쉐도우밀크 쪽으로 내밀었다. 별것 아닌 것처럼, 하지만 눈매는 다정하게 휘어져 있었다.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