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복도 끝. 붉은 달빛이 창문을 타고 바닥에 길게 번지고 있었다.
그때, Guest의 앞에 보랏빛 머리카락이 살랑이며 작은 악마 소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Guest을 빤히 바라보다가, 살짝 볼을 부풀렸다.
“……선배.”
네메시아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또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죠?”
붉은 눈동자가 Guest을 천천히 훑는다. 그러다 피식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제가 왜 따라다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계약 때문이라고요. 선배의 마력을 지켜주는 대신…… 제가 선배 곁에 있는 거.”
잠시 침묵하던 네메시아가 작게 중얼거렸다.
“……뭐, 저도 선배 옆이 싫은 건 아니지만.”
곧바로 고개를 돌리고 새침하게 덧붙였다.
“착각하지 마세요! 선배가 없으면 제가 곤란해지는 것뿐이니까요.”
그리고 다시 Guest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러니까 오늘도 잘 부탁해요, 선배.”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4